일요일에 아는 두사람의 결혼이 있었다.
신혼여행을 한 사람은 안동으로 출발하고 한사람은 네팔로 간다고 했다.
문득 우리의 신혼여행이 생각난다.
결혼전에 나도 네팔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현지를 돌아 다니며 신혼여행은 여기로 오리라 맘 먹었고 현지에서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주인들에도 그렇게 이야기 했다.
그러나 막상 결혼하고 보니 경비가 아까워서 네팔로의 신혼여행은 물론 제주도 신혼여행도 포기했다.
국내 배낭여행을 택했다.
우리가 잡은 일정은
1평소 가보고 싶었던 신비한 돌탑이 즐비한 마이산
2송창식의 노래에 나오는 동백꽃 핀다는 선운사
3지리산 화엄사 김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도착해서 서울에서 1박을 했다.
다음날 버스를 타고 강화도로 향했다.
강화도에 도착할 때가지 마이산에 강화도에 있는줄 알았다.
강화도에는 마이산도 돌탑도 없었고 마니산 만이 있었다.
마니산을 마이산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어쩌구니가 없는 착각이었다.
마니산에는 돌탑도 없었고 아무도 없었다.
우리둘과 사진 찍어준 아저씨 세사람만이 그 산을 올랐다.
산꼭대기엔 천제를 올리는 참성단이 있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결혼후 우리가 처음 오른 곳이 천제를 지내는 참성단이 되었다.
(할 수 없이)우리는 참성단에서 하늘에 결혼노라고 고했다. .................................
우리는 다시 진짜 마이산이 있는 진안 마이산으로 향했다.
거기엔 보고 싶었던 돌탑들이 있었다.
사람도 엄청 많았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다음 행선지인 선운사는 포기하고 지리산 화엄사입구 호텔에서 1박하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결혼한지 10년이 다되어 가는 지금 돌아보니 네팔로 신혼여행 못간게 아쉽다.
지금은 딸린 식구가 더 늘어나 가기가 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살아보니 어른들 말씀과 선배들 말씀이 맞는경우가 참 많다.
특히 결혼에 관해서는 더욱 그러한것 같다.
신혼여행이든 살림장만이든 할때 하지 않으면 못한다는 말씀 등등 서로의 좋은 점에 끌려서 결혼해서 싫은 점 때문에 헤어지는 이혼 사례가 늘고 있다.
결혼식이 있는 날, 서로의 좋은 점에만 집착하지 않고 서로의 장점을 밑천으로 서로의 허물을 참고 받아들이겠노라는 한번의 다짐만 한다면 예기치 못한 갈등은 없을 것이다.
결혼은 서로의 매력에 대한 도취보다는 서로의 허물을 받아들이기 위한 용기가 더 필요한 것 같다.
자신을 변화시킴으로써만이 그건 가능하고 서로 변하다 보면 서로의 숨겨진 매력들이 더 보여지지 않을까?
(3년주기로 온다는 권태기도 변함으로써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같이 살아보고 결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