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녁에 우성이에게 책을 읽어 주고 있는데 우성이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자지러지게 울었다.
직감적으로 벌에 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밤이 되면 벌들이 불빛을 따라 방안에 몇마리 씩 들어 온다.
전구 주위을 빙빙돌다 방바닥에 떨어진 놈을 밟거나 만지면 벌침에 쏘이게 된다.
울고 있는 우성이 손을 살펴보니 엄지 손가락에 침이 꼽혀 있어서 빼 주었다.
우성이는 "내 손, 내 손--"하고 울면서 잠이 들었다.
엄살이 심하다.
우성이가 어려 기어다닐 무렵 벌에 쏘인 적이 있었다.
무엇이든 집어서 입으로 갖다 넣을 나이였는데 기어다니는 벌을 입에다 갖다 넣어서 혓바닥을 쏘인 적이 있었다.
울고 있는 우성이 혓바닥에 꼽혀 있는 벌침이 선명하게 보였다.
울고 있는 놈 혓 바닥에 박혀 있는 벌침을 뽑기가 상당히 힘들었었다.
치료용으로도 맞는다는 벌침을 혓바닥에 맞아서일까 우성이는 말을 잘하는 편이다.
어휘 구사력이 조금 낫다.
벌이 사람에게 침을 쏘고나면 침이 빠져 죽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꿀벌의 경우 사람을 쏘면 그 자리에 벌침이 빠져 꽂혀 있지만 말벌이나 땅벌 등 다른 벌들에게 쏘인 경우엔 침이 꽂혔던 자욱만 있지 벌침은 빠지지 않는다.
꿀벌의 경우엔 벌침의 사용이 곧 죽음과 같다는 의미이다.
목숨과 맞마꿀 상황에서만 벌침공격을 해야한다.
벌 통 가까이 가면 벌통을 수비하는 벌들이 있다.
입구에서 파수하는 벌들이 있고 주위에 위험물이 나타나면 공격하는 놈들이 있다.
목숨을 걸고 지키는 것이다.
조금 있으면 벌 꿀을 뜬다.
우리식구는 꿀을 워낙 좋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