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이 있다.
어떤 날은 잠자리에 드는 시간
어떤 날은 저녁 밥상앞에 앉는 날
혹은 바깥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 오는 시간일 수도 있다.
하루를 마감하는 그 시간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 올 때가 있다.
그 날 하루의 삶에 대한 감동이다.
몇 일 전 집을 수리하고 고치는 문제로 몇 군데 다니면서
집 주인들의 생각과 계획을 듣고
거기에 맞는 여러가지 대안과 방법을 이야기 해주고 의문점을 풀어주고
또 몇가지 과제을 안고 훗날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 오는길에
가슴 뿌듯한 보람과 함께 작은 감동이 밀려온다.
미뤄두었던 해 묵은 집안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 하였을 때도
새로운 공간 창조에 대한 감동이 있다.
좋은 차가 만들어지고
좋은 평가가 돌아 올 때도 그 가치를 알아 주는 사람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작은 감동이 차향기마냥 가슴에 피어난다.
감동의 꽃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어떤 사람의 깊고 넓은 품을 느꼈을 때도 감동하고
어떤 사람의 맑은 영혼 앞에 감동한다.
어떤이의 고운 노래 소리에 가슴이 떨리고
맑은 눈빛에서도 감동은 밀려 온다.
누군가가 이루어 놓은 행위와 업적으로부터 오기도 하고
누구는 그 존재 자체로부터 오기도 하고
생각하기만 해도 느껴지는 감동도 있다.
감동은 사람에게서 오고
하늘, 바람, 강,풀잎, 꽃망울 , 바위 등으로부터 오기도 한다.
그런나
매일이 감동으로 가득 찰 수도 없다.
또 그럴 일도 없을 것이다.
감동의 뒷편에 존재하는 좌절과 낙담 또한 삶의 도처에 언제나 존재하면서
불청객마냥 문득 문득 찾아 올 것이다.
텅 빈 가슴을 채워줄 삶의 감동은 가끔 씩 있으면 족하다.
가끔씩 감동이 있는 하루
그러한 일이 혹은 그러할 일이 전혀 없다면
돈이 아무리 많다해도,
명예가 아무리 크다해도
삶은 날이 갈 수록 더욱 공허해질 것이다.
감동이 있는 하루가
감동이 있는 인생이다.
축복된 삶의 증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