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밭에 매화를 심어 볼까 하고 매실묘목을 사러 구례장에 갔다.
날이 풀려 따뜻한게 시골 5일장 풍경도 정겨웠다.
제일 먼저 시장 초입에 있는 대장간에 들렀다.
올 겨울 도끼가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아 하나 장만할 요량으로 들렀더니
온갖 농기구 낫, 갈들이 보기 좋게 진열 되어 있다.
할아버지 망치질하시는 모습을 찍자 할아버지가 한 말씀하신다.
"하도 사진을 많이 찍혀서 요새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찐단 말이야. 소고기를 먹어도 살이 안쪄."
진담 반 농담 반 하시는 말씀에 구경하던 사람들이 한바탕 웃었다.
다음은 약초파는 곳이다.
겨우살이를 한 껏 쌓아 놓았다.
칡이며 느릅나무, 당귀, 옷나무등 이름모를 것들도 많이 보인다.
묘목파는 곳이 나왔다.
단감나무, 천리향, 매화 등 여러가지가 나와있었다.
청매 30주를 샀다. 오후 내내 심었다. 잘 자랄 것 같은 느낌이다.
묘목을 사서 오는 길에 생선전이 펼쳐진다.
어릴적 아버지가 장날 가면 사 주신 멍게맛이 요즘에도 좋아 만원치 샀다.
막상 아이들은 별로 안먹었다.
차라리 해삼을 살 걸 그랬다.
그래도 꼬막은 맛있게 먹어 다행이다.
같이 간 다을이가 "엄마가 꽃 사오라고 했어요"라며 손을 끈다.
봄은 봄인 모양이다.
"너그 엄마 특기가 드라이 플라워 만드는 건데, 아나?"
"그게 뭔데요?"
"어떤 거든지 한 두 달만에 완벽하게 말려버리지...."
"...에이, 그래도 사가요."
두개를 샀다. 드라이 플라워로 적당한 걸로 골라서..
돌아오는 길에 찐만두, 붕어빵, 샌베과자, 딸기를 더 샀다.
다을이가 오늘 쓴 돈을 계산하며 이제 그만 가자고 한다.
살림꾼이다.
"저기 뻥튀기 하는데 가보자"
마침 영감님이 뚜껑을 연다.
뻥!!!
사랑도 행복도 뻥튀기 튀듯이
많이 많이 부풀었으면 좋겠다.
몸과 맘에 낀 때도 말끔히 씻었었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