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8경중의 하나가 벽소령 월경이라 해서
아는 사람들과 같이 정월 대보름을 맞이 야간산행을 했다.
삼정마을에서 벽소령산장까지의 코스다.
5시경에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을 오른지 한 시간쯤 지나자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검은 겨울산을 타고 오르기는 처음이었다.
산은 능선을 다 드러내 놓고 있었고 길을 따라 오르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어두운 산길을 따라 오르던 중
문득 바라다 보니 어느새 능선 위로 불덩이 하나가 솟아 올라 있었다.
산을 올라서였을까?
달님은 두배는 더 밝게 빛나고 있었다.
모두들 힘든 길이었지만 겨울산 달빛의 황홀함에 몸을 싣고
달무리에 자석끌리듯 산정상을 향해
거친 숨과 탄성을 섞어 뱉어내며 올라갔다.
탁트인 산머리에 도착하니
아..정말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
모두들 탄성이다.
매달 보름달 뜨는 날마다 올라오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다음엔 단소와 지필묵을 들고 올라오리라 다짐했다.
달님을 향해 다짐하고 기도를 했다.
밥 꼭꼭 오래 씹어 먹어 몸건강 챙기고
좀 더 참고, 겸손하고, 너그러운 정신을 소유하며
항상 깨어 있는 자아를 지키겠노라고 다짐하고
기원햇다.
그러고보니 내가 원하는 것만 빌고 온 것 같다.
같이 간 집사람과 큰아들 놈은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집에 돌아오니 11시다.
다음엔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같이 했으면 한다.
우리만 보기엔 너무 아름다운 산행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