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집에 가져갈 밤을 따서 집에 돌아오니
전원이는 벌써 귀가해 가방을 던져 놓고
나가고 없었다.
벌레먹은 놈과 성한 놈을 가리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고 집사람이 전화를받았다.
전원이가 권주집에서 놀다가 개한테 물렸다는 것이다.
급히 달려가보니 권주엄마가 전원이를 안고 나왔다.
다리를 접어 감싸고 몸을 웅크린채 전원이는
"아빠, 병원 안 갈거야. 주사 맞기 싫어!"
하며 울먹였다.
바지를 걷어 보니
차마 쳐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상처가 심했다.
병원으로 달리는 차안에서
전원이는 다친 다리보다는
학교 못 갈 걱정, 병원에서 치료 받을 걱정 등으로
계속 울먹이며 물었다.
"아빠,치료할 때 많이 아프면 어떡해?
잠자면 안아파?
그런데 잠이 안와."
상처를 보려하자
"안돼 보지마 아빠
너무 징그러워
아빠도 보지마
눈을 감아도 짜꾸 눈에 보여"
가슴이 너무 아팠다.
..........................
며칠후
전원이는 전신 마취를 하고
상처를 꿰멨다.
엄마가 수술실에서 나오는 전원이를 보며
눈물을 흘리자,
"엄마, 울지마 나 괜찮아"
라고 말했다.
"아빠 나 꿈 꿨어."
"무슨꿈?"
"생각이 안나.
잠에서 깼는데 계속 치료하고 있어서 눈감고 있었어."
병실 바닥에서 자면서
어제밤엔
나도 꿈을 꾸었다.
어릴적 살던집에서
고장난 전기를 고쳐서 불을 밝히고
동네 사람들한테
밥을 먹이는 꿈이었다.
생각해보니 좋은 꿈인것 같다.
액땜을 했으니
덕을 쌓는 일만 남은 셈 아닌가.
성한 몸과 맘을 감사히 여기고
성한몸 놀리는 일없이 열심이
살여야 겠다.
그리고 아이는 결코 아이가 아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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