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앞집 아주머니 환갑날이라고 딸 사위들이 다 모였다.
이윽고 마을회관에 음식을 준비했으니 와서들 대접받으라는
방송이 나온다.
마을회관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였다.
사위들이 마을 사람들에게 술을 따루고 사람들은 술과 음식을 먹으며
환갑을 축하하였다.
아랫마을 신촌에서도 몇몇 사람들이 왔다.
"아저씨 잘 있었오?"
아주머니 한분이 아는 척하며 인사를 한다.
안면은 있어 눈인사를 하자,
"저번에 차 빠졌을 때 빼줬지요? 한번놀러 오라고 했는데 왜 안왔오?"
하며 저번 일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지난 2월인가 3월인가 아저씨가 약간 술이 취해
차바퀴가 논둑 아래에 걸쳐서 집에 온 손님들과 같이 밀어 빼준 적이 있었다.
이 참에 아저씨와 반갑게 매실주를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분들은 2000년에 화개로 귀농했다. 올해로 귀농 4년이 된 셈이다.
부산에서 전화국에 근무하다가 IMF 이후 정년 퇴직을 10년 앞두고
명예퇴직하고 고향인 화개로 들어온 것이다.
산 10000평 정도를 줄곧 4년 동안 계속 가꾸었다.
차나무를 심고 ,고로쇠 나무를 심고, 취나물 고사리를 채취하며 올해로
4년이 된 것이다.
직장을 매일 매일 출근하듯 지금까지 매일 매일 아침 일찍 산으로 출근했다고 했다.
차나무는 올해부터 조금씩 수확이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매일 약간 지칠 정도로 땀흘려 일하고
맘은 편안하게 살아가고 있다.
참 아름다운 모습이다.
직장을 관두고 귀농하면서 맘 속에 다진 뜻이 깊어
흔들림 없이 솔직한 노동으로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그들의 얼굴은
햇볕에 검게 탔지만 건강하고 밝은 웃음이 묻어 난다.
건강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힘과 용기가 난다.
우리는 점심때 집으로 돌아왔지만
회관에선 늦게 까지 노래하고 장구치며 하루가 지났다.
열심이 살며 술먹고 기분좋게 노래하고 춤추고...
이 이상 좋을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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