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만발했다.
활짝핀 벚꽃도 장관이지만
만개한 벚꽃이 때가되어 바람에 온몸을 맡기고
일시에 흩날리는 모습은
"하늘에서 내리는 꽃비"그자체다.
다을이가 태어나던 날
진통이 오는 집사람을 태우고
하늘에서 내리는 꽃비를 맞으며
진주에 있는 조산소로 향한 기억이
벚꽃이 피고 꽃잎이 바람에 날리면 매년 새롭다.
진주에 있는 양조산소는 자연 분만을 전제로 산모를 받는 곳이다.
세째 우성이도 그곳에서 태어났다.
세째 우성이가 태어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어느 여름날,
진통이 오는가 싶어 집사람을 태우고 진주 조산소로 향했다.
넉넉히 시간을 두고 출발을 했는가 싶었는데
남해 고속도로에 올리자 10분 간격으로 진통이 오기 시작했고
도착시간이 20여분이나 남았는데 2,3분 간격으로 진통이 왔다.
집에서 출발할 때 나는 차안에서 출산하는 경우를 대비해서 이불을 같이 실었다.
"나올 것 같으면 차안에서 낳아라"고 했지만
집사람은 오른쪽 문위의 손잡이를 오른손으로 움켜잡고
마려운 똥 참듯이 출산을 참았다.
조산소 가서 낳기 위해....
지금 생각하도 참으로 미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오려는 아이를 못나오게 참다니...
조산소에 도착하자마자
마려운 똥 싸듯이 우성이를 낳았다.
우성이도 집사람도 나름대로 고생스러웠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진통을 하고 있던 초산의 젊은 산모는
그 다음날 우리가 퇴원 할 때까지 진통을 하고 있었다.
누구는 못나아서 괴롭고
누구는너무 급하게 나와서 탈이고.....
집사람은 출산후에 오른쪽 어깨가 안좋았다.
우성이가 못나오게 참느라고 오른 손으로 손잡이를 움켜지고
용을 많이 쓴데서 온 휴우증이다.
참을게 따로 있지..아파도 싸다.
전원이는 부산 처갓집 근처의 조산소에서태어났다.
보조간호사도 없는 영세한 조산소였다.
내가 옆에서 보조간호사 역할을 한 덕에 전원이가 태어나는 전 과정을
같이할 수 있었다.
초산의 고통은 정말 눈물겨웠고
탄생의 경이로움은 불가사의 했다.
우리가족의 경우 출산은 할 수록 쉬웠다.
출산에 관한 한가지 원이 있다면
집에서 아이를 낳는 것이다.
집에서 하는 출산은 옛날의 평범한 일이고 자연의 당연한 일이다.
우리 여동생집은
둘째 셋째를 신랑이 집에서 받았고
현재 네째를 임신중이다.
언젠가는
병원에서 칼을 대고 맞이하는 이 전무후무한 출산의 역사는
냉혹한 평가와 반성과 함께 단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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